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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결산. * 김애란은 내 안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는 작가이다. 까마득히 멀게만 여겨왔던 원숙한 소설가들 사이에서 처음으로 80년대생의 등단을 접했을 때의 충격이란. 그 당시만 해도 나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연배의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한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보였다. 단편 「노크하지 않는 집」에서 보여준 공동 생활에 대한 통찰이 새삼 와닿았던 대학 신입생 시절, 그녀는 내게 경탄과 동경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그 이후로 그녀의 커리어는 순조롭게 쌓여갔다. 수상 소식들이 잇달아 들려오고, 장편인 「두근두근 내 인생」은 영화화가 이루어졌다. 어느 가수가 그녀의 소설집 제목과 거기에 실린 단편에 있는 문장을 표절할 정도로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무렵부터 지금까지 내게 김애란은 같은 소설집에 실린 「..
잡담 #95. * 순전히 상반기가 가기 전 올초 동마 얘기를 남기기 위한 토막, 여섯번째 풀코스. 작년 출장 이후로 한참을 뛰지 못했더니 평속이 분당 거의 1분이 떨어지고, 하프를 뛰어보니 아니나다를까 기록이 난리가 남. 1년만에 뛰는 풀도 예외는 아니어서, 32km에서 무너지고는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깨달았는데, 전에 없던 복근 바깥쪽 통증이 계속 나타나는 게 아무래도 코어 운동이 필요한 모양이다. 한창 잘 뛰어다닐 때에는 상반신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서 하반신만 의식했기에 전혀 모르고 있던 부분. 방법은 훈련뿐. * 에스콰이어 신기주 편집장이 의외로 일찍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는 남성지 특유의 허세와 강박에 기댄 비약이 난무하는 칼럼들 사이에서 그나마 가장 내 취향에 들어맞는 글을 쓰는 에..
어벤저스: 엔드게임. ※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 소설이나 만화가 영화로 제작되는 것은 이제 와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원작의 설정이나 세계관에 따라서는 유달리 실사화가 어렵다고 여겨지는 작품들이 있었다. 히어로물 중 일부는 줄거리의 개연성과는 별개로 관객들의 몰입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의 정교함을 필요로 했다. 자연히 그들의 시나리오는 모든 것들이 구현 가능할만한 막연한 미래를 기약해야만 했다.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영화의 장면들은 최소한의 납득을 넘어서 어느새 경탄을 자아내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러한 시대에 부응하여 아이언맨은 그 철갑에 단 한점의 조악함도 묻히지 않고 스크린에 온전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마블 중흥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리부트 이전의 스파이더맨 트릴로지였으..
최경화 - 스페인 미술관 산책 그간 여행을 다니면서 이번만큼 관련 책자를 공들여서 읽은 적이 없었을 정도로 많은 부분을 참고한 안내서. 일정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적당히 들러보던 기존 관람 형태와는 달리, 이번에는 작정하고 1일 1미술관 공략을 목표로 다녀왔기 때문에 예습이 필요했다. 부족한 배경지식을 보충할 참고자료로서는 매우 적절했음. 책자에 수록된 내용과 실제 일정은 다음과 같다. [목차] - 프라도 미술관 -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 카탈루냐 미술관 - 피카소 미술관 -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실제 일정] Day 1: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 Day 2: 프라도 미술관 Day 3: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이상 마드리드) Day 4: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Day 5: 피카소 미술관 (이상 바르셀로나)..
Horse Master. https://tommchenry.itch.io/horse-master Horse Master: The Game of Horse Mastery challenges players to grow, train, and nurture their own horse from birth in the hopes of earning the most coveted tenured position in the world: Horse Master. ※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말을 사러 가서 종을 고르고는, 그 말을 대상으로 날마다 액션을 취하여 스탯을 올리는 시스템으로 돌입한다. 열심히 키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여 Horse Master가 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이야기는 과연 주인공을 ..
이샘 - 너의 뒤에서 건네는 말 * 지난 주에 바이올리니스트 박지윤이 라디오프랑스필 악장을 맡게 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오디션 과정과 그간의 경력, 향후 활동 계획. 매체마다 기사들의 면면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은 저마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하게 객관적인 소속사의 보도자료에 충실했기 때문이리라. 소속 뮤지션이 선정된 직위를 세분화하지 않고 상위 개념의 타이틀을 보도로 내보낸 뒤, 뮤지션 본인이 부담을 느낀 일에 자책했다는 소속사 대표. 저 보도 문구 하나하나에도 그 일로부터 비롯된 전략과 방향성이, 연주자를 배려한 마음이 깃들어있지 않을까. 박지윤이 속한 트리오 제이드의 매니지먼트사인 MOC 프로덕션 이샘 대표의 에세이에는 소위 마음빚 얘기가 가득하다. 공연 기획자라는 업에 매여 소속 아티스트를 아낀 나머지 상처를 주거나 상처받은 이..
잡담 #88. * 2월에 포스팅할 거리를 몇 개 쟁여놓았으나 모종의 사태로 인해 모두 날려먹음. 기억을 더듬으며 생각나는 것들을 되짚어본다. * 마리오 오딧세이는 파워문 500개 모아서 달나라 더 뒤편 스테이지 아직 클리어 전, 젤다는 아직 진행율 10% 미만. 이런 종류의 즐거움을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 회사 화장실에서 나오는 음악 리스트: 이것은 누구의 취향인가. [Scorpions] Still Lovin' You [Scorpions] Winds of Change [John Lennon] Imagine [Beatles] Hey Jude [Savage Garden] Truly Madly Deeply [Diddy] I'll Be Missing You (feat. Faith Evans) [Michael Lear..
잡담 #87. * 2018 조성진 리사이틀 앙코르 기록. - 1/8 부산 ① Chopin: 24 Prelude Op. 28 No. 17 ② Lizst: Études d'exécution transcendante S. 139 No. 10 ③ Debussy: Children's corner, L. 113 - 6. Golliwog's Cakewalk ④ Schubert: 4 Impromptus D. 899 Op. 90 No. 2 ⑤ Chopin: Polonaise op. 53 - 1/10 서울 ① Chopin: Mazurka Op. 33 No. 4 ② Lizst: Études d'exécution transcendante S. 139 No. 10 ③ Chopin: 24 Prelude op. 28 No. 17 ④ Chopin..